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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큰딸은 그림 그리기를 무척 좋아했다.

시간이 조금만 나면 종이에다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 하얀 여백이 있는 종이 조각만 발견하면 여지없이 그림을 그려댔다. 가끔 큰딸이 너무 조용해서 어디 있나 찾아보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그림그리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진지하다. 우리 큰딸의 그림 그리기는 연필을 잡기 시작한 네 살부터 시작 된 것 같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림을 그려 자랑도 하더니 초등학교 들어가서는 조금 컸다고 손으로 가리고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다 그려야 보여준다. 그것도 보여 달라고 사정해서 겨우 볼 수 있는 정도이다. 중3이 된 지금은 공부하느라 바쁜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작은 딸도 마찬가지이다.

그림을 많이 그린다. 작은 딸은 한 술 더 떠서 만들기도 잘 한다. 색종이로 만드는 것, 접기, 만들 도구만 있으면 만들어 댄다.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진지하다. 진지할 뿐만 아니라 만드는 것 자체를 즐긴다. 공부 보다는 만드는 것을 즐기는 아이이다. 그래서 색연필, 색종이, 물감, 크레용, 파스텔 도구 등을 아주 좋아한다. 늘 방안은 아이들의 놀이로 너저분하다. 그래서 늘 아내의 잔소리를 듣지만, 거의 신경도 안쓴다. 큰소리가 나여 겨우 치우는 흉내를 낼 뿐이다.


 이런 두 딸들의 모습을 보니 어릴 때 나의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그랬다. 종이가 귀한 시절이라 종이만 보면 그림을 그려댔다. 시간만 나면 그림을 그리고, 종이장만 발견하면 그림을 그려댔다. 종이가 부족하면 마당에 나가 땅바닥에다도 그렸다. 그림뿐만이 아니라 만들기도 좋아했다. 특히 종이로 만들고 꾸미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깔끔하기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우신 우리 할머니와는 늘 전쟁이었다. 만들기하고 남은 종이 부스러기, 그림 그리고 난 후의 크레파스 조각과 지우개 잔유물들이 늘 할머니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할머니의 잔소리가 심해도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 하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행복했다.


 가끔 할머니는 나에게

 “ 환쟁이(화가)는 못산다. 너는 몸이 약하니 공부를 잘해야 잘 살수 있단다.”

 라는 말로 나를 세뇌시키곤 하셨다. 학교에 가서도 미술시간이 제일 행복했다. 그 때는 어린 마음에도 그림 실력이 제법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특별활동 시간에도 미술반에 들려고 하면 선생님이 꼭 글짓기 반 같은 데로 빼돌려서 나의 기분을 상하게 하셨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의 그림 그리는 빈도는 적어지고, 그림도 자주 그리지 않으니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는 그림에 대한 미련이 늘 남아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 미술을 하려고 하니 그때는 이미 때가 늦었다는 생각과 미술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주위 사람의 말을 듣고 아주 포기를 해 버렸다. 그냥 얌전히 공부만 하는 것이 가장 돈이 적게 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회에 나와서 또 그림 그리는 병이 발병을 했다.

그래서 미술로 유명한 대학의 사회 교육원 수강도 하기도 했었다. 그래픽을 배운다고 회사를 그만두기도 하고, 많은 방황을 했다. 그런 방황을 하다가 결국 여러 가지 집안 사정 때문에 미술과 관련 없는 일을 하고 있다. 미술과 관련 없는 일이지만 지금하고 있는 일에 미쳐서 지내다 보니 그동안 미술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게다가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키우다 보니 잊을 수밖에 없었다. 설령 기억이 났더라도 삶 때문에 억지로 잊었을 것이다.


요즘 딸아이가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니 잊었던 나의 꿈이 다시 기억나는 것 같다.

이제는 손도 다 굳어서 그림을 그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내가 그림에 큰 재능이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그냥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냥 그림 그리는 것이 행복하고 즐거운 것뿐이다.


 한편으로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직업을 가졌다고 해도 실제로 행복했을 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간다. 그냥 여우의 신 포도처럼 이렇게 위안 받고 싶다. 그래도 가끔은 시간이 난다면 미술학원에 가서 레슨을 받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중에 취미삼아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말이다.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 진다. 오늘도 하라는 공부는 밀어두고 만들기와 그림에 열중하고 있는 작은 딸의 모습을 본다. 그 모습을 보니 마치 어린시절의 내가 다시 와서 그림을 그리는 듯한 착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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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화장품 빚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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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화장품 빚남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12.16 12:36 신고

    오랜만에 글을 올려 봅니다.
    여러가지로 분주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블로그만 열어 놓고 소홀했네요...
    좀더 부지런 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2. 굄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12.16 19:10 신고

    참 묘하지요.
    어떻게 부모에게서 그런 걸 다 물려 받는 걸까요?
    저도 아버지가 글을 쓰셨어요.
    노래도 무척 잘하셨고
    악기도 곧잘 다루셨구요.
    아버지가 하셨던 건 죄다 흉내내보았네요.
    따님들이 아빠의 꿈을 이루어질 수도 있겠어요.
    요즘은 예전처럼 배고프니 하지 마라 할 부모도 없으니까요.

  3. 우주공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12.16 23:16

    재주가 없어도 계속 정진하다 보면 정상에 오르는 수가 있습니다.
    저도 바둑, 탁구에 조예가 없었는데 계속 땀을 투자하다 보니 남이 무시하지 못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4. 가을홍시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12.19 12:29

    취향이 저와 비슷하셨네요~^^
    저도 전공으로는 못했고 대신 대학때 미술동아리를 했답니다.
    최근에도 연수기간에 구청 프로그램 등록해서 몇개월 그리기도 했구요.
    취미로 했으니 지금까지 즐겁고 행복한 것이다 생각하고 있어요...ㅎ
    직업이었으면 엄청 스트레스 받으며 있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아이들은 마트를 좋아한다.

물론 마트라고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창고 스타일의 마트는 싫어한다. 백화점처럼 깨끗한 매장을 좋아한다. 화가 났어도 마트 가자는 한마디에 얼굴이 밝아진다. 그 만큼 마트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도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데,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아마도 아이들은 마트가 아니면 물건을 사지 않을 것 같다. 아니, 물건을 사는 장소와 마트는 같은 개념으로 머리 속에 남을지도 모르겠다.


 아이들을 마트에 풀어 놓으니 신나서 돌아다닌다.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바쁘다. 웃음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이곳저곳을 뛰어 다닌다. 즐거워서 뛰어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대기업의 노예가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마트는 말로는 고객을 위한다고는 한다. 하지만 교묘하게 우리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낸다. 그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돈을 꺼내가도록 하는 것이 우리 현대인 들이다. 마트에 오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점점 대기업에 종속된다는 사실을 느낀다. 살면서 우리가 필요한 물건들을 마트에서 밖에 살 수 없는 것이다. 마트 밖에서 사고 싶어도 살 곳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물건을 사려고 찾아 헤매기도 힘든 것이다.


 기업 환경들도 마찬가지 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유통 회사에 종속되어 간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대기업의 협력 업체에서 일을 한다. 일을 하다가 보면 그들의 노예가 된 느낌이다. 물론 일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애써 지우려고 하지만, 일을 하다가 보면 문득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의 의지 또는 회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주말이나 밤늦게까지 대기업의 일정에 맞춰 일을 할 때 그런 생각이 든다. 대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뉴스에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하지만 납품 업체에는 납품 가격 올려 주는 것에 인색하다. 오히려 더 낮추려고만 한다. 그리고 항상 납기를 맞추느라 발을 동동 굴러야만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것 같다.

사람들이 유통에 종속되면 될 수록 대기업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다. 대기업은 물건을 더 싸게 만들기 위해 협력 업체로 물건 제조를 내 보낼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대기업의 일자리는 줄어 들 것이다. 그러면서 협력 업체의 일자리는 늘어 날 것이다. 협력업체에서 일하다 보면 임금이나 복지 수준이 대기업에 비해 떨어진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대기업에 종속되어가는 것이다.


 화려한 마트에 들어와 쇼핑을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

마트가 좋다고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저 딸들을 미래가 걱정되기도 한다. 대기업이나 유통회사에 종속되어 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되는 것이다. 모든 생활이 대기업의 지배를 받는 다고 생각하면 끔찍한 것이다. 지금도 대기업의 그늘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들을 더 옭아 맬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즐겁게 아이쇼핑을 하며 돌아다니고 있다.


Posted by 화장품 빚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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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에 누나의 아들인 조카가 결혼을 했다.

20대의 신랑, 신부이기 때문에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은 어쩌면 철모를 때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도 해 본다. 나이가 들어 이리 따지고, 저리 따지고 하다가 보면 결혼이 어려운 것이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살다가 보니 결혼을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고 하는데, 해보고 후회를 하는 편이 나은 것 같다.


 조카의 결혼에 누나는 돈을 많이 썼다.

아들이라 집장만 해주는 데 돈이 수월찮이 들어갔다. 지방인데도 아파트 전세를 얻어 주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 모양이다. 돈이 없으면 아이들 결혼도 못시키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예식장도 너무 화려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예식 홀이 마치 방송국의 쇼프로 세트장처럼 휘황찬란했다. 누구를 위한 결혼인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본인들을 위한 결혼인지, 예식장에 돈 벌어주기 위한 결혼인지 모르겠다. 예식비를 계산하다가 보니 비용이 많이 나왔다. 음식값도 제법 나왔다. 결혼에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예식장 주인 같았다.


 우리부서에도 결혼할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모두 원하는 짝을 찾지 못하는 눈치이다. 본인의 처지는 생각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조건만 따지는 것 같다. 본인은 능력이 적으면서 상대방은 능력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경제력이 별로 없으면서 상대방은 돈이 많았으면 바란다. 본인은 잘 생기지도 않았으면서 상대방은 연예인처럼 생기기를 바란다. 모두 욕심이 앞서는 경우이다. 그렇게 능력이 좋고, 경제력도 있고, 잘 생긴 사람이 본인을 선택할지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 자신의 눈높이만 높게 잡는 것 같다.


 결혼은 사랑과 믿음으로 맺어져야 한다.

교과서 같이 이야기일지 몰라도 사실이다. 그래야 오래 갈 수 있다. 조건을 너무 따지고 한 결혼은 권태기가 빨리 올 수도 있다. 조건이 적어지거나 없어지면 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할 수가 없다. 사람을 본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조건이나 배경과 결혼했기 때문이다.


 결혼은 이득을 남기는 장사가 아니다.

많이 사람들이 결혼을 하면 인생 역전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흔히 말하면 백마 탄 왕자가 올 것이라고 기대를 한다. 하지만 백마 탄 왕자는 소설이나 드라마 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설령 백마 탄 왕자를 만나다고 해도 그 만큼 대가는 치러야 한다. 그리고 현실 속에서는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다.


 결혼은 손해 보는 장사처럼 하는 것이 좋다.

나보다 조건이 월등한 사람과 결혼하면 항상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한다. 그 사람이 나를 버리지 않을까 전전 긍긍해야 하며 불안 속에서 살아야 한다. 조건 차이가 많이 나면 콤플렉스 때문에 대화하다가도 트러블도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양가 부모님과 형제들로부터 무시를 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손해 보는 장사를 해야 양가 부모님이나 형제들로부터 대접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꼭 배우자가 나보다 연봉이 높아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둘 중에 능력 있는 사람이 더 벌어서 가정을 꾸려가고 내조든 외조든 하면 되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결혼은 조건이 비슷한 사람끼리 결혼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 문제 발생이 최소화 될 수 있다. 이야기하기도 편하고, 양쪽 집안의 트러블도 별로 없다. 손해 보기 싫은 결혼이라면 비슷한 조건의 사람과 결혼하는 것이다. 양쪽 집안 차이가 너무 크게 나는 결혼은 나중에 문제 발생 확률이 높으며, 결혼 생활이 힘들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욕심을 내려놓고 배우자를 찾을 때 결혼도 빨리 할 수 있고, 결혼 생활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것이다.


 결혼은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다.

상대에게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바라기 보다는 내가 먼저 상대방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족함을 채워주는 것에서 행복이나 사랑하는 마음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상대에게 정신적인 것이나 물질적인 것을 바라는 마음을 비워낼수록 결혼 생활의 행복의 크기는 더 커질 것이다.





Posted by 화장품 빚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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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굄돌*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10.15 08:53 신고

    어제 제가 올렸던 글과 상통하는 말씀이시네요.
    돈 많은 남자, 능력있는 여자 만나는 걸
    횡재한 걸로 알고 자랑하거나 우쭐대는 경우 있지요.

  2. 주부모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3.10.18 09:49

    결혼비용을 책정할 때 결혼하는 당사자 두 사람이 주축이 되어야 하는데
    양가 부모님의 의견이 주축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인 두 사람이 하는 결혼인데 왜 부모가 돈을 써야 하는지..